한 여름 그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도망치고 싶다'
걷는 거리가 상당했던 이날, 빨리 도망치고 싶어 급하게 찾아들어간 이 골목길.
차갑디 차가운 커피 한잔이 너무 마시고 싶어서
스몰 배치 서울에 가보았다.
스몰 배치는 호주 멜버른의 커피 브랜드이며 한국에는 두 개의 쇼룸을 갖고 있는 회사이다.
호주 사는 친구가 생각이 나 조금은 특별(?) 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호주 브랜드.
커피문화가 발달한 호주답게 다양한 종류의 원두와 커피 메뉴, 몇 가지의 디저트 구성으로 되어 있는 압구정 스몰 배치 서울.
대로변이 아닌 건물이 살짝 모여있는 골목에서만 가능한 이 구조.
매장에서 일하던 시기가 생각이 나 묘한 향수에 젖었다.
커피 한잔 들고 편하게 노상에 앉아 하하 호호 떠들던 그때가.
근데 입구를 못 찾아 한참을 헤맸다.
어디로 들어가야 하죠... 제발 알려주세요 하면서 직원분들 드나드는 뒤편 통로까지 돌아갔다 왔으니.
관찰력이 부족해서 일까.
친절하게도 직원분이 문을 열어주셔서 겨우 들어왔고, 가방을 내려두고 겨우 커피를 한잔 시켰다.
층고가 낮은 반지층의 매장이지만 아늑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냉방이 정말 너무나도 감사했다.
스몰 배치의 내부에서 바라본 입구
찾기 어렵던 건 나뿐이었던 것 같다.
스몰 배치의 왜인지 차분한 필터 커피 스테이션.
Jhoan Vergara 핑크 버번 원두를 차갑게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의도치 않게 많이 걷고 더위 탓에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게 된 날이어서 그런가.
기대감은 대단하진 않았고 그냥 휴식이 좀 필요했던 느낌이기도 했다.
꽤나 간결한 스몰 배치 서울의 로고 스티커와

주문한 필터 커피가 나왔고, 빨대 없이 입술을 살짝 적셔보고는...
향긋한 아로마향의 산미가 두드러지는 뒷맛이 굉장히 가볍고 클린한 피니쉬.
스몰 배치의 이 원두 여름에 참 잘 어울리는 원두가 아녔는가.
가끔 텁텁하게 뒷맛이 남는 커피들도 있었지만 꽤 가볍게 기분 좋은 맛의 아주 차가운 커피였다.

스몰배치 서울의 메뉴로는 몇 가지 종류의 쿠키가 준비되어 있고, 이 쿠키 사이즈 거의 빵만 하다.
스몰 배치 서울은 넓지 않은 내부 구조상 인테리어도 복잡한 구성 없이 메인이 되는 카운터, 실내에는 작은 테이블 세 개가 준비되어 있고.
외부 몇 자리를 사용할 수 있으니 방문 시 미리 체크가 필요할듯하다.


큰 기대감 없이 잠시 쉬러 방문했다가 참 맛있는 커피를 마셨던 압구정 스몰 배치 서울.
선선해지는 계절이 오면 바깥 자리에 앉아 맛있는 커피 한잔 나누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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